최강희의 선택 베테랑 김남일… 젊은 피 이명주
입력 2013-05-16 18:55
“나이와 이름값은 고려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능력만 보고 선발했다.”
최강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전(원정·6월 5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칸(홈·6월 11일), 이란전(홈·6월 18일)을 대비한 명단을 발표했다. 최 감독은 “3경기 중 레바논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나이를 따지지 않고 편견도 없이 현재의 경기력만 보고 25명을 뽑아 3연전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김남일(36·사진·인천 유나이티드)이다. 최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며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3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은 김남일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본선 진출에 유리한 입장이지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김남일은 “선수들이 많이 젊어졌는데 팀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체력이 100%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경험이나 노련미는 확실히 더 생겼다. 이런 점을 잘 활용해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될 수 있도록 플레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요한 고비가 레바논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레바논전에 올인하고 싶다. 세 경기만 더 뛰면 센츄리 클럽에 가입하지만 그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남일은 2010년 6월 23일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후반에 교체 출전했지만 2-1로 앞서던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내준 아픈 기억이 있다. 김남일로선 35개월 만에 다시 태극 마크를 달고 명예를 회복할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 이명주(23·포항)는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이명주를 선발한 데 대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활동량이 많고 공수 능력도 겸비했다. 미드필더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뽑았다”고 설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호 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21·함부르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고누적으로 레바논전에 뛰지 못하는 기성용(24·스완지시티)은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란전에선 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 감독은 최근 부상으로 3주 이상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며 기성용을 배제했다. 옆구리 부상 중인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과 부진에 빠진 박주영(28·셀타 비고)도 최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독도 세리머니’의 주인공 박종우(24·부산)는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로 레바논전에 나설 수 없지만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 감독은 비록 박종우가 레바논전에는 못 뛰지만 최종예선 7, 8차전에 대비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도록 배려해서 발탁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