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살리되 대주주 재산 압류 방침”

입력 2013-05-16 18:39 수정 2013-05-16 22:27

정부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STX그룹을 살리기 위해 강덕수 회장의 개인 재산이라도 압류한다는 방침이다. 협력업체 연쇄 도산, 대량 실직 사태 등 충격을 감안해 재계 서열 13위인 STX를 살리되 대주주의 희생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자신의 회사 지분을 모두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6일 “STX를 살리려면 강 회장 본인도 모든 것을 다 내놔야 한다”며 “마땅한 사재가 없다면 그가 사는 집이라도 압류를 걸어 모든 걸 확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사활을 걸고 회사를 살리도록 압박하는 동시에 내부 경영을 허술하게 한 강 회장의 책임도 묻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강 회장이 STX 회생에 미온적이라고 판단되면 채권단을 통해 강 회장의 전 재산에 대한 압류신청을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금융감독원과 채권단은 최근 강 회장의 개인 재산을 추적한 결과 STX 주식 외엔 주택과 일부 예금 정도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STX를 조선 분야 중심으로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최근에는 채권단을 불러 ㈜STX를 포함한 STX조선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자율협약 체결을 중재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 후 채무 재조정과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이 포함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정식으로 자율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STX조선의 핵심인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긴급 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회장은 지난 7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그룹이 해체 위기에 몰린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경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주식을 포함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율협약 신청은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와 회사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임직원 여러분의 고용 안정과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권기석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