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주 총출동… 安風 선제적 차단
입력 2013-05-16 18:29 수정 2013-05-16 22:15
민주당 지도부가 ‘5·18’을 앞두고 16일 광주에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서 민생정치와 복지국가 구현을 강조한 ‘을(乙)을 위한 광주선언’을 발표했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의 경쟁을 시사해 호남발(發) 야권 ‘적통’ 다툼이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김한길 대표는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발표한 선언에서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은 정치민주화를 넘어 갑(甲)인 경제 권력에 아파하는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승자독식의 횡포에 신음하는 모든 을의 고단한 일상, 시장만능주의 경제 질서에 민생과 인권이 무시되는 현실, 벼랑 끝에 서 있는 국민들의 삶, 이들이 희망조차 가질 수 없다면 2013년 민주당의 깃발은 1980년 광주의 깃발처럼 높이 펄럭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국민을 섬기는 겸손한 정치’, ‘국민의 이익만 생각하는 정치’, ‘안으로 엄정한 정치’, ‘밖으로는 신뢰받는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선언은 특히 “새로운 민주당은 앞으로 모든 선거에서 경쟁과 국민의 심판을 피하지 않겠다”며 “경쟁적 동지관계에서도 당당히 경쟁하고, 국민의 명령이 있다면 동지로서 껴안겠다”고 밝혔다. 4·24 재·보궐선거 당시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안 의원을 의식해 후보를 내지 않은 것과는 달리, 앞으로는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10월 재보선에서는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내겠다”며 “안 의원과는 (경쟁과 협력의) 이중적 관계인데 경쟁적 관계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주도해 안 의원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이 안 의원을 견제하고 나선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을 크게 웃도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안 의원 측에서 10월 재보선에서 독자세력화를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어 민주당 입장에서도 안 의원 측에 ‘구애’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으로서는 텃밭인 호남부터 사수해 ‘안철수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의원총회도 열었다. 전날 선출된 전병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광주의 눈물은 약자의 눈물, 정의의 눈물, 민주주의와 개혁의 눈물”이라고 말했다. 광주 방문에는 당 지도부와 의원 등 70여명이 동행했다. 묘지 참배에 앞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