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진단 받고나니 약점 선명해져 체질개선으로 교회 역동성 회복해”

입력 2013-05-16 17:36


서울 성은교회, 실천신학회에 진단 의뢰 목회 개선

외부기관의 목회진단을 받고 역동성을 회복한 교회가 있다. 서울 가양동 성은교회는 지난해 5월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SRLPT)에 목회진단을 의뢰했고 8월에 나온 진단결과를 토대로 전반적인 목회 개선에 나섰다.

16일 성은교회 김광연 담임목사는 “교회에 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난해 설립 20주년을 맞아 목회 방향을 건강하게 재조정하고 싶어 진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가 1992년 개척한 성은교회는 재적성도가 300명 정도로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20년의 역사를 갖게 되면서 혹시 타성에 빠진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단을 의뢰한 것.

백석대 김상구 교수가 이끄는 SRLPT 연구팀은 교회 주변 환경을 조사하고 전체 교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뒤 직분자들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실시했다. 이 같은 양적·질적 조사를 통해 도출된 결과에 대해 김 목사는 “평소 막연하게 약점으로 느끼고 있던 부분이 정확하게 진단됐다”고 평가했다. 예배와 설교에 대해선 교인들의 긍정적인 평가 비율이 각각 93%와 92%에 달했지만, 목회 리더십과 심방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80%와 77%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이에 연구팀은 김 목사가 대학 강의를 병행하다보니 교인들과의 개별적인 접촉 기회가 충분치 않아 심리적 거리감이 생긴 것으로 진단했다.

또 교인들 간 친화력과 제직들에 대한 교인 만족도는 높은 데 비해 새신자들의 정착률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기존 성도에 친화적인 소그룹 성경공부반은 새신자에 친화적인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진단결과에 반성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후 성도들과 자주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나누고 함께 식사하는 횟수도 늘렸다. 새신자반도 직접 이끌어 새신자 정착률을 90%로 끌어올렸다.

연구팀은 “기도응답에 대한 성도들의 확신이 95%로 높은 데 비해 정기기도회 참여율은 62%로 낮은 편”이라며 “실제로 기도응답을 받은 사례를 계속 소개함으로써 기도회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성은교회는 금요기도회에 간증 시간을 마련했고 성도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목사는 “소홀했던 부분들을 조금씩 고쳐나감에 따라 교회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하는 것을 체감한다”면서 “목회진단은 막 개척한 교회보다는 성장이 정체된 기성교회들에 갱신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