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복음주의루터·개혁교회 하나 됐다… 양측 통합논의 반세기만에 결실
입력 2013-05-16 17:36
프랑스개혁교회(ERF)와 프랑스복음주의루터교회(EELF)가 하나의 교단으로 통합됐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회원교단인 ERF와 EELF가 지난 8∼12일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공동총회에서 통합을 선언하고 ‘프랑스연합개신교회(EPUF)’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고 16일 밝혔다. 통합교단인 EPUF는 프랑스 전역의 960개 예배처소와 500명의 목회자, 40만여 성도를 아우르게 됐다.
ERF의 로랑 슐롬베르거 목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복음을 증거하는 일을 더욱 잘하기 위해 두 교단이 합쳤다”고 설명했다. EELF의 조엘 도테빌 목사도 “이번 통합은 프랑스 교회에 힘과 권위를 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RF는 16세기 종교개혁 때 칼뱅주의를 추종한 위그노의 후신이다. 위그노는 1562년 위그노 전쟁과 1572년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대학살 등으로 박해를 당하고 수천명이 다른 나라로 망명하기도 했으나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 ERF는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큰 개신교단으로, 동부 몽벨리야르와 독일 접경 알자스로렌을 제외한 프랑스 전역에 교회가 있다.
프랑스에서 마르틴 루터의 신학을 따르는 루터교회는 16세기 몽벨리야르를 중심으로 생겨나 알자스로렌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1871년 독일의 알자스로렌 병합 이후 EELF가 만들어졌다. 현재 EELF 소속 교회는 대부분 몽벨리야르와 일드프랑스주에 분포돼 있다.
두 교단의 통합 논의는 1960년대에 시작됐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다가 2007년부터 접점을 찾았다. 슐롬베르거 목사는 통합의 원칙에 대해 “어느 한쪽이 다른 쪽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면서 같이 강해지는 것을 추구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서로의 전통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총회에 참석한 울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는 “그리스도 안에서 통합이란 것은 어렵지만 기쁜 일”이라며 “EPUF의 출범은 우리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고 치하했다. 통합총회에는 한국의 예장통합 손달익 총회장 등 임원진들도 참석해 축하해줬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