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작가가 풀어낸 중학생을 위한 이야기

입력 2013-05-16 17:27


파란 아이/김려령 등 7명(창비·9500원)

청소년 문학의 저변을 넓혀온 ‘창비청소년문학’이 6년 만의 50권 출간을 기념해 내놓은 소설집.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을 비롯해 공선옥 구병모 최나미 등 작가 7명이 중학생을 위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려령이 쓴 표제작 ‘파란 아이’는 파란 입술을 가진 14세 소년 선우가 주인공이다. 죽은 누나의 이름을 물려받은 소년이 할머니와 강촌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며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공선옥의 ‘아무도 모르게’에선 15세 소년이 구질구질한 삶 속에서도 외로움과 아름다움, 가족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혼자 철 들어가는 소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비틀어 쓴 구병모의 ‘화갑소녀전’은 세상의 잔혹함을 일깨워주고, 최나미의 ‘덩어리’는 괜찮은 공동체였던 중학교 1학년 7반이 어떻게 순식간에 괴물로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엮은이 박숙경의 말처럼 “중학생이란 시기에 주파수를 맞추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었을 터. 그러나 내공 만만찮은 작가들은 중학생을 얕보지 않았다. 그 결과 초등학생처럼 어린애도 아닌, 그렇다고 고등학생처럼 성숙하지 않은 중학생 특유의 감수성과 그들의 세상이 다채롭게 그려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