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밸리에 전원형 미술관 ‘한솔 뮤지엄’ 개관
입력 2013-05-15 19:17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에 7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된 국내 최대의 전원형 미술관 한솔뮤지엄(관장 오광수)이 15일 언론에 공개됐다. 도시와 평지에 위치한 여느 미술관과 달리 해발 275m의 산 정상에 위치한 한솔뮤지엄은 7만1172㎡(2만2000평)의 부지에 5445㎡(1700여평)의 전시공간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일본의 나오시마 섬을 미술관으로 조성해 주목을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한솔뮤지엄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돌과 물, 나무와 바람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푸른 하늘과 청량한 공기, 꽃내음을 느끼며 예술품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뮤지엄은 모두 4개 파트로 조성됐다. ‘플라워가든’은 80만주의 패랭이꽃과 숲의 귀족으로 불리는 자작나무가 어우러졌으며, ‘워터가든’은 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고요하고 잔잔한 물의 정원이다. 또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과 청조컬렉션을 선보이는 ‘미술관 본관’ 등으로 꾸며졌다.
‘진실의 순간’이라는 타이틀로 16일부터 열리는 개관전의 본관 전시에는 이인희(85) 한솔 고문이 평생 수집한 한국 근현대미술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도상봉 이쾌대 등의 작품이 걸렸다. 백남준의 작품은 별도 공간에 배치해 포인트를 주었다. 야외 곳곳에는 헨리 무어, 마크 수베로, 알렉산더 리버만 등 해외 유명작가의 조각이 설치됐다.
본관 뒤쪽 ‘제임스 터렐관’에서는 ‘세계를 매혹시킨 빛의 작가’ 미국 제임스 터렐의 4가지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터렐의 4가지 작품이 한꺼번에 설치된 것은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드는 ‘SKYSPACE’, 일몰과 일출에 따라 빛의 색깔이 변하는 ‘HORIZON’ 등 영상작품이 이색적인 경험을 안겨준다.
뮤지엄 전체 관람 코스는 2.1㎞에 달해 최소 2시간은 걸어야 한다. 자연 속에서 예술을 즐기며 두 시간 이상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다. ‘빠름’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쉼표로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어린이 7000원. 월요일은 휴관.
원주=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