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경환은 직언을, 전병헌은 민생을
입력 2013-05-15 19:09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원내사령탑이 15일 새로 뽑혔다. 새누리당에서는 최경환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전병헌 의원이 각각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이다. 이로써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제외한 양당 지도부가 모두 바뀌게 됐다.
두 당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보완하는 일이 시급하고, 민주당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야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 원내대표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최 원내대표는 ‘원조 친박’의 대표주자로 통한다. 그만큼 박 대통령과의 관계가 돈독하다. 대선 2개월여 전 ‘친박 2선 후퇴’ 논란 때 홀로 대선후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대선 직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을 정도다. 그는 “어렵게 정권을 창출하고도 현재 새누리당이 집권여당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존재감을 상실했다”며 국정의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강한 여당을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무력감에 빠져 있는 여당에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는 튼튼한 여당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큰 방향은 옳다고 할 수 있다.
그보다 최 원내대표가 명심할 게 있다. 박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는 대선 이전까지 박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종종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이 된 지금은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로 윤창중 파문까지 터졌다. 이런 사태가 재발되면 새누리당도 온전할 수 없다.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박 대통령에게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악역을 맡아야 한다. 대통령 지시대로 따라가는 당청관계에도 변화를 줘야 할 것이다.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선명한 야당’ ‘결기와 기백 있는 야당’을 강조했다. 여당과의 협상에서 양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온건파로 분류된 우윤근·김동철 의원에게 표를 덜 준 데에도 ‘강한 민주당’을 바라는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헛발질을 할 때 야당이 따끔하게 질책해야 한다는 건 맞다. 그래야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전 원내대표는 5·4 전당대회 때 당원들이 친노·주류를 완전 배제시킨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당원들의 선택에 투쟁이나 이념을 중시하는 야당에서 벗어나 중도·실용 노선으로 가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담겨 있는 건 물론이다. 기백도 필요하지만, 민생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민생 현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새누리당보다, 박근혜 정부보다 민주당이 훨씬 낫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전 원내대표가 진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