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8표차 예상외 진땀승… 靑에 쓴소리 하라는 ‘黨心’
입력 2013-05-15 18:50 수정 2013-05-15 22:31
15일 국회 본관 246호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원조 친박(親朴·친박근혜)인 최경환 의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77대 69. 이겼지만 단 8표 차이에 불과했고, 과반을 간신히 넘겼기 때문이다.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기현 의원도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최 원내대표의 당선은 정권 초기 긴밀한 당·청 관계를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근소한 차이로나마 이주영 의원이 내세운 ‘견제론’을 앞선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초 ‘박심(朴心)’을 등에 업은 ‘최경환 대세론’에 이어 추대론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압승이 아닌 진땀 승리는 예상 밖이다. 비박(非朴) 등 비주류의 반란으로도 해석된다. 친박으로의 과도한 권력 쏠림에 대한 우려, 청와대를 향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집권여당 지도부를 원하는 물밑 욕구가 강했음을 드러낸다.
특히 친박 내부의 표심은 물론 수도권과 초선 의원 78명 등 중도성향 표들도 양분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원내대표(3선)가 이 의원(4선) 보다 선수가 낮은 것에 대한 다선 의원들의 거부감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건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 같은 당내 우려에 대해 “쓴소리가 필요할 경우 직을 던지는 각오로 임하겠다”면서 정공법으로 돌파하려고 했다. 실세 원내대표라야 당·정·청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논리도 폈다.
그의 당선으로 당·청 간 소통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는 당선 뒤 기자간담회에서도 “투표 결과가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견제도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아니겠냐”고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최 원내대표는 행정고시 22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경제통이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경제특보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17대 경북 경산·청도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친박 진영의 핵심실세로 떠올랐다.
△경북 경산(58) △대구고·연세대 경제학과 △17∼19대 의원 △17대 대통령직인수위 간사위원 △지식경제부 장관 △한국여자농구연맹 총재
엄기영 유동근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