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10년새 27만가구 감소
입력 2013-05-15 18:42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5일 ‘국내 전세시장의 구조적 변화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2010년 기준 국내 전세가구는 약 377만 가구로 10년 전보다 27만 가구 줄었다고 밝혔다. 전체 가구 중 전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10년 21.7%로 2000년(29.7%)보다 8% 포인트 감소했다.
전세가구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전세 보증금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세 보증금은 지난 3월 약 340조원으로 2010년 11월에 비해 50조원 늘었다. 특히 2011년에는 한 해에만 무려 12% 이상 가격이 뛰었다. 이 기간 매매는 11.2% 상승했고, 월세는 2.6% 오르는 데 그쳤다.
전세 가격이 폭등하자 월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2000년 211만 가구에 그쳤던 월세가구 수는 2010년 372만 가구로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저금리 기조도 월세 수요를 부추긴 측면도 있다. 시중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으로 예금이자를 받기보다 월세 받기를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세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도 쉽지 않다. 현재 수도권 무주택 전세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은 평균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면 평균 3억4100만원이 필요해 자산의 배 이상을 빌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평균 주택이 아닌 서울시내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3억5000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종아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집을 사기엔 너무 비싸고, 전세는 물량이 없어 결국 월세가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으로 대형 임대사업자가 새로 진입하도록 유도하고, 공공기관 주도로 임대물량을 늘려야만 월세 전환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