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결집에 비주류 반발… 田 ‘강한 야당’ 전략 통해
입력 2013-05-15 18:20 수정 2013-05-15 22:32
민주당의 15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병헌(서울 동작갑) 의원이 당선된 것은 김한길 대표 체제 이전의 범(汎)주류 가운데 정세균계와 비주류가 결집한 결과다. 전 원내대표는 정세균계 핵심이다. 예상과 달리 우윤근(전남 광양·구례), 김동철(광주 광산갑) 의원 간의 ‘호남 단일화’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로써 ‘투톱’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서울 지역구 출신이고, 호남 출신 최고위원도 없어 대선 패배 후 새로 출범한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 색’을 탈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차 투표에서는 우 의원이 50표로 47표를 얻은 전 원내대표를 이겼다. 하지만 결선투표에서 전 원내대표가 68표를 득표, 56표에 그친 우 의원을 눌렀다. 1차에서 27표를 얻어 결선 진출에 실패한 김 의원의 지지표가 대거 전 원내대표에게 쏠리면서 판세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호남 출신과 손학규계 등 주로 비주류 측에서 밀어줬다. 하지만 결선에서 김 의원 쪽 표가 호남 출신인 우 의원이 아닌 비주류와 상대적으로 가까운 전 원내대표를 택했다. 이는 친노(親盧·친노무현) 결집에 대한 반발 응집력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1차 투표에서 김 의원을 지지했다는 한 의원은 “친노 인사들이 오전마다 회의를 열어 조직적으로 우 의원을 민다는 얘기가 파다했다”며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 반발 심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한 야당’을 내세운 전 원내대표의 전략도 통했다. 그는 당선 수락연설에서 “의원들이 저를 택한 것은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민주당으로 나가자는 결의”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표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 대해선 “민주당과 공통점이 많고 경쟁보다 협력할 게 많아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통’인 전 원내대표는 1980년대 평화민주당 시절 당직자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김대중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을 거쳤다. 2004년 17대 총선 때 동작갑에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17대 국회에서는 열린우리당 정책위 상임부의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충남 홍성(55) △휘문고·고려대 정치외교학과 △17∼19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대변인 △민주당 정책위의장 △국회 방송공정성특위 위원장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