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시도 40대 구한 고교생
입력 2013-05-15 18:09
재활 중이던 고교 축구선수가 한강에서 투신자살하려던 40대 남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중동고 1학년 김지원(16)군은 지난 2일 0시20분쯤 자전거를 타고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었다. 2월 동계훈련에서 다친 다리의 근력을 회복하기 위해 매일 밤 자전거를 타던 터였다. 마포대교 남단을 지날 때쯤 한 남성이 다리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김군은 이 남성이 자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판단, 자전거에서 내린 뒤 달려가 남성의 허리를 붙잡았다. 남성은 술에 취한 상태로 “한강에 떨어져 죽어야겠다”며 강하게 저항했다. 김군이 “집에 있는 가정을 생각하라”며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키가 180㎝를 넘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과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김군의 휴대전화가 날아가 액정이 깨졌고 오른팔에는 피멍이 들었다.
15분쯤 사투가 이어지다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한 뒤 상황은 종료됐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혼자 사는데 경제적으로 힘들고 무엇보다 누구와 말을 하고 싶었는데 상대가 없어 외로웠다.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자살을 결심해 후회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