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압수수색 건설사들 당황
입력 2013-05-15 18:08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15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등 건설업체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A건설업체 임원은 “지난해부터 수사기관이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사들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은 했지만 막상 압수수색이 닥치니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B건설사의 경우 회사 체육대회 도중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관련 부서가 부리나케 본사로 복귀하는 소동도 빚었다. 건설사들은 검찰 수사 방향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뿐 아니라 설계업체까지 압수수색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검찰 수사가 단순히 담합을 조사하는 건지, 비자금 등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또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점심시간 전후로 시작된 검찰의 압수수색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자 해당 건설사 관계자들은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기도 했다. 대부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장기 조사로 이미지 추락과 업무 장애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었다.
C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한두 번도 아니고 똑같은 사안으로 지난주에는 공정위가 나와 조사하고 오늘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들어오니 업무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D건설사 측은 “4대강 사업의 경우 국책사업이다 보니 낙찰가도 낮아 큰 이익을 본 것도 아닌데 공사가 끝난 후에도 이렇게 후유증이 오래 갈줄 몰랐다”며 “검찰 조사가 장기화되면 기업의 신인도 저하로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