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 요원, 러 정보기관에 간첩 혐의 체포

입력 2013-05-15 00:42

러시아 인권법 문제로 껄끄럽던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이번에는 미 중앙정보국(CIA) 소속 요원이 러시아에서 현지 정보기관 관계자를 포섭하려다 간첩 혐의로 체포돼 긴장관계에 빠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14일 FSB 산하 방첩기관이 이날 새벽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 3등 서기관으로 위장해 활동하면서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를 포섭하려 한 혐의로 CIA 요원 포글 라이언 크리스토퍼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는 크리스포퍼 서기관 체포 당시 몸에서 특수 기술 장비와 포섭 대상에게 건넬 문서로 된 지령, 거액의 현금, 위장용 화장품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용의자는 필요한 조사를 받은 뒤 미국 대사관에 인도될 것이라고 FSB는 설명했다.

러시아는 미 정보 당국이 최근 여러 차례 러시아 정보기관과 특수기관 직원을 포섭하려 시도했으며 FSB의 방첩기관이 이런 미국의 시도를 추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마이클 맥폴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크리스토퍼 서기관 체포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맥폴 대사는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트워터 사용자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번 사건은 이달 초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러시아 방문으로 갈등 관계를 겪어온 미·러 관계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발생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