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서실장 김창선 2000년 청와대 왔었다

입력 2013-05-14 22:11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첫 비서실장인 김창선 국방위 서기실장이 2000년 남한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 서기실장은 2000년 9월 김용순 당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특사 방문 때 ‘박성천’이라는 가명과 ‘노동당 중앙위 과장’이라는 직함으로 동행했다. 특사 대표단으로 방문한 김 실장은 김용순 당 비서, 임동옥 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 권호웅 당 중앙위 지도원 등과 함께 청와대를 예방해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접견하고 오찬을 하는 등 실세임을 과시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당시 서기실 부부장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근접에서 보좌했다. 따라서 서울에서 남북 간 논의 진행 상황과 특사 대표단의 움직임을 개별 라인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직보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실장이 남한을 다녀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 제1위원장 주변에 우리 측 사정에 밝은 ‘지한파’ 인사가 다수 포진한 것으로 보인다. 부인 이설주는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측 응원단으로 남한을 다녀갔고, 김정은 체제의 후견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북한 경제의 총책임자인 박봉주 내각 총리와 함께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으로 방한한 적이 있다. 김 제1위원장의 공식활동을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는 최측근 김기남 당 비서도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조문단장으로 서울에 내려온 바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