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고’ 선생님” 스웨덴 유학생 다노씨, 경희대 어학당 정미향 교사에 감사
입력 2013-05-14 20:22 수정 2013-05-15 00:59
“스웨덴에는 스승의 날이 없어요. 선생님이란 직업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아이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니까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기도 하죠. 선생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 있다는 것. 참 좋은 것 같아요.”
스웨덴에서 온 유학생 나탈리 다노(22·여·사진)씨에게 스승의 날은 색다르면서도 뜻 깊은 날이다. 스웨덴에는 스승의 날이 없는데, 한국에서 평생 잊지 못할 스승을 만났기 때문이다. 스승이라면 거창하지만 다노씨는 한국생활의 첫걸음을 떼게 해준 30대 중반인 친구 같은 정미향 교사를 ‘우주 최고’ 선생님으로 부른다.
다노씨는 지난해 3월 경희대 어학당에서 정 교사를 만났다. 정 교사는 어학당에서 6개월간 그를 가르쳤다. 정 교사와 어학뿐 아니라 문화도 함께 체험하면서 한국어 실력은 쑥쑥 자랐다.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한 지 반년 만에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을 땄고 올 여름 5급 획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학교에선 학생회 활동에도 참여하고 한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1년반 전 한국에 온 그는 정부 장학생 자격으로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다노씨는 15일 서울 경희대에서 열리는 제16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대회에 출전해 “우주 최고 나의 한국어 선생님”이란 주제로 발표한다. 한국어 말하기대회 출전자 1000여명 중 60대 1의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해 21명의 외국인과 한국어 대결을 벌이게 됐다.
14일 축제 준비에 분주한 건국대에서 만난 그는 “그간 많은 한국어 선생님들에게 배웠지만 유독 첫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다”며 “언어를 전혀 몰라 아이와 다름없던 나에게 ‘선생님만 믿어’라고 격려해 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명동엔 어떻게 가는지, 은행 계좌는 어떻게 만드는지, 휴대전화는 어떻게 개통하는지 모르는 것 투성이였던 그녀에게 이 모든 것을 가르쳐준 정 교사는 또 다른 가족이다. 그는 “지난 가을 정 선생님의 결혼식에도 다녀왔다”며 “어학당을 나왔는데도 계속 연락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우주 최고 선생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선생님이 쇼핑하기 좋은 지역도 쏙쏙 알려주셨고, 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도 추천해주셔서 한국 생활에 더욱 재미를 붙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멋지게 발표하고 싶다. 정 선생님이 대회에도 오신다고 했는데 내 발표를 직접 듣는다고 생각하니 벌써 떨린다”며 밝게 웃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