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런 날씨 탓 유통업계 매출 트렌드 변화
입력 2013-05-14 19:11
이상기온으로 봄·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 매출·생산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여름이 앞당겨지면서 백화점의 5월 성적표도 기대 이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봄·가을이 사라지면서 의류업체도 간절기 상품 생산량을 줄이는 등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이달 1∼12일 매출(전점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복 매출이 7.8%, 영패션 매출이 12.1% 늘어나는 등 지난달 유난히 쌀쌀한 날씨 탓에 판매가 부진했던 초여름 패션의류가 이달 들어 팔리기 시작하면서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은 13.3%, 신세계백화점은 3.3% 증가했다. 모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패션 부문의 신상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계절 길이가 변하면서 백화점 매출 양상도 달라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여름·겨울 상품과 봄·가을 상품의 매출비가 6대 4에서 7대 3 수준으로 변했다”며 “5월이면 아직 봄이지만 요즘 봄 상품을 찾는 고객이 없어 매장에서도 빠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잡화 부문은 의류보다 계절을 덜 타지만 롯데백화점에서 선글라스의 경우 지난해는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신장했고 올해는 지난 1∼12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선글라스 매출이 늘어나는 시기가 점차 당겨지면서 아예 본관 1층에 상설매장을 운영 중이다.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의류 생산업체들도 생산 속도를 당기고 있다. ‘르샵’ ‘플라스틱아일랜드’ 등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가 이런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의류업체들이 기존에는 2∼3개월 전에 제품을 기획·생산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날씨 변화에 따라 1∼2주 만에 상품 디자인에서 매장 진열까지 완료할 정도”라고 말했다.
봄·가을이 사라져 감에 따라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년보다 높은 기온과 패션업계의 한발 빠른 여름상품 전개로 여름상품 판매가 예년보다 빨라졌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