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서장이 쓴 '할아버지 육아일기' 화제
입력 2013-05-14 21:41 수정 2013-05-14 22:20
[쿠키 사회] 전직 경찰서장이 퇴직을 한 뒤 손주들을 기르며 쓴 육아일기가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경찰청 전주북부서장과 익산서장 등을 지낸 신상채(63)씨. 신씨는 전주 황방산 자락의 작은 마을에서 맞벌이하는 아들·딸 부부를 대신해 두 손녀 휘수(4), 유수(1)와 외손자 이겸(4)을 맡아 기르면서 일어나는 일상을 ‘하빠의 육아일기’라는 산문집에 담아냈다.
책에는 아이들의 이름을 호적에 올린 일부터 아이들이 자라면서 생긴 일상과 교육방법 등을 할아버지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신씨는 손주들을 기르면서 어린 시절 자신을 돌봐 준 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는 등 육아를 통해 느낀 점을 상세히 기술한다.
제목에 나온 ‘하빠’는 손녀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부른다며 서툴게 내뱉은 말이다. 신씨가 작은손녀를 업고 있는 표지그림은 한국화가인 딸 무리뫼씨가 그렸고, 책속의 사진은 아들 수호씨가 틈틈이 촬영한 것이다. 특히 신씨의 얼굴 그림은 큰 손녀가 세돌 무렵 그린 것이다.
신씨는 “아이들이 커서 이 책을 봤을 때 할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책을 썼다”며 “살아가는 동안 계속 육아일기를 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손자들은 이 글을 쓰게 해줬고, 이렇게 소중한 보물들을 내게 안겨준 것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아들과 딸이다”라는 말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33년간의 경찰 생활을 마치고 퇴직한 신씨는 2003년 문예사조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경찰문인협회장을 5년째 맡고 있다.
아동문학평론가 정혜원씨는 “작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녀를 돌보면서 다시 동심을 떠올리고 인생의 새로운 장을 응시하게 된다”며 “손녀의 양육에 숭고한 가치를 두는 화자의 마음가짐과 행동에서 숭고미마저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전주=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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