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사면 위해 美 적극 나서야”

입력 2013-05-14 18:42

북한에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가 자신의 사면을 위해 미국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국책연구기관인 사회과학원 법률연구소 이경철 실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배씨가 지난 10일 가족에게 전화해 자신의 재판 결과에 대해 항소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배씨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당국 관계자들에게서 나온 얘기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인도적 차원에서 배씨 석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외교적 협상에는 부정적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뉴욕 채널과 메신저를 통해 배씨 석방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6자회담 등) 외교적 노력과 연결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 또한 배씨 석방을 지렛대 삼아 미국을 압박하고 외교적 양보를 얻어낼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미국의 일부 언론들이 정치적 흥정물로 써먹으려 한다는 것은 억측”이라며 “우리는 배씨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 그 누구도 초청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최근 배씨가 가족과 통화하도록 허락한 데 이어 이번 이 실장 인터뷰를 내보낸 것도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앞서 2009년 억류된 미국 여기자 2명과 2010년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미국 저명 인사가 북한을 방문하면서 석방됐었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