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비슷비슷한 축제 많아 세금낭비 심각
입력 2013-05-14 18:04
대구지역에 특징 없는 축제들이 너무 많아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조정이 필요하고, 개성 있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4일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대구시는 공연예술 중심도시를 지향하면서 1년 내내 공연과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대구에서 개최됐거나 열릴 예정인 축제는 34개로 인천시 29개, 대전시 18개, 광주시 8개, 울산시 11개에 비해 유난히 많다. 축제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특히 각 구·군에서 열리는 행사의 경우 문화공연, 노래자랑 등 거의 차별 없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만족도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예산도 엄청나다. 지난해 시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컬러풀대구페스티벌 등 시 주최 축제와 각 구·군에서 마련한 행사 등 45개 축제·행사에 148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반면 같은 시기 인천시에서는 39개 행사에 77억6800만원이 지원됐다.
이처럼 축제가 많고 내용이 중복되는 것은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있다. 시 규정에는 ‘민간행사 보조는 동일사업 지원기간이 3년이 지나면 일몰제를 적용해 지원을 중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성과평가를 통해 지속적인 지원여부를 판단한 후에 보조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축제행사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에 대한 사전 투자심사는 총사업비가 5억원 이상인 경우만 대상이다. 올해 34개 행사 중 행사비 5억이 넘는 것은 4개뿐이다.
또 시에서 축제를 추진하기 위해 민간단체 명의의 추진위원회 등을 구성한 뒤 소속 공무원들이 그 업무를 겸하면서 보조금 교부·집행·정산보고 등을 모두 처리하는 실정이어서 사실상 지도·감독 기능을 상실했다. 축제 후 성과평가도 구체적인 평가방법이나 주체 등에 대한 명확한 세부기준이 없어 평가의 객관성, 신뢰성, 전문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이성수 대구시의원은 “19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꼴찌를 하고 있는 대구시가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문화·체육·관광행사에 매년 148억원 넘게 투자하는 것은 낭비”라며 “축제를 통합·축소해 절감된 예산을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해야한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