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부국’ 파푸아뉴기니… 호주·英·中 자원개발 경쟁
입력 2013-05-13 19:01 수정 2013-05-13 19:02
남태평양 서쪽 끝에 위치한 섬나라 파푸아뉴기니(PNG). 정글과 인류학자의 관심을 끄는 소수 부족으로 유명한 섬나라가 자원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PNG는 천연가스를 비롯해 구리와 금 같은 광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어업권 역시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매장량은 26조 입방피트로 미국의 1년 소비량에 해당되는 수치다.
지난 9일 호주 줄리아 길라드 총리는 PNG를 방문해 피터 오닐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의 무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길라드 총리의 PNG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앞서 올 초에는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무부 부장관도 PNG를 찾았다. 중국도 공공연하게 PNG에 대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족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29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로위 국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PNG의 주요 투자국은 호주, 미국, 말레이시아 등이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로위 연구소의 제니 헤이워드-존스는 “최근 파푸아뉴기니에서 중국이나 호주, 그 밖의 국가 사이에 투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면서 “태국 총리가 단순히 장난삼아 그곳을 방문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PNG의 막대한 자원은 개별 기업들도 불러 모으고 있다. 현재까지 최대 투자기업은 미국의 엑손 모빌로 19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의 토탈, 일본의 미쓰비시 등이 천연가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세계 4위의 원자재 기업인 글렌코어-엑스트라타와 호주의 뉴크레스트 등은 PNG의 금과 구리 등 광물 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PNG의 풍부한 자원이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수천 개의 부족으로 구성된 PNG는 종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총기류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치안은 극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경제분석기관 EIU의 2011년 평가 결과 수도 포트모르즈비는 치안과 인프라 분야에서 최악의 도시로 꼽혔다. 기업들이 따낸 광산 채굴권은 부족장들의 반대로 하루아침에 무효가 되기 일쑤다. 1989년 팡구아 구리 광산의 경우 무장 세력들의 공격으로 폐쇄된 적도 있다. 호주국립대학 아시아태평양 전문가인 로널드 메이는 “PNG는 사업을 하기에 가장 힘든 지역 순위 중 상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