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가른 마의 17번홀… 가르시아 공동선두 올라섰으나 ‘풍덩’

입력 2013-05-13 18:22

13일(한국시간) 펼쳐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세르히오 가르시아(33·스페인)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타이거 우즈(38·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 보였다. 작심하고 공략에 나선 ‘마의 17번 홀’(홀 길이 135야드·그린 넓이 362㎡·파3). 2003년 대회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이 홀에서 물에 빠진 볼은 무려 481개다. 매년 평균 48개로 이 홀 전체 샷 중 11%에 해당한다.

가르시아도 이 홀의 제물이 되었다. 가르시아는 피칭웨지를 뽑아들고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 17번 홀 깃대를 겨냥해 공격적인 샷을 날렸다. 그러나 티샷은 그린에 다다르지도 못하고 물에 퐁당 빠졌다. 가르시아는 1벌타 후 다시 티샷을 했다. 그러나 공은 그린 가장자리 턱에 맞고 또 물속으로 들어갔다. 가르시아는 결국 5온 2퍼트로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를 기록했다. 13언더파가 순식간에 9언더파로 바뀌었고, 우즈와의 타 수는 4타로 벌어졌다.

17번 홀에서 크게 흔들린 가르시아는 18번 홀(파4) 티샷도 물에 빠뜨렸다. 18번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 가르시아는 무려 13타로 마지막 두 홀을 빠져나왔다. 최종 성적은 합계 7언더파로 공동 8위. 반면 바로 앞 조의 우즈는 17번 홀에서 웨지로 볼을 그린 가운데(홀 왼편 14m 지점) 떨어뜨린 후 2퍼트로 마무리해 파를 기록했다. 우즈는 18번 홀도 파로 막아 우승을 낚았다.

우즈는 이번 대회까지 PGA 통산 78승을 거뒀다. 가르시아는 번번이 우즈의 벽에 막혀 통산 8승에 그쳤다. 둘의 악연은 1999년 PGA 챔피언십에서 시작됐다. 당시 한 타 차이로 우승(우즈)과 준우승(가르시아)이 갈리면서 둘은 ‘앙숙’이 됐다. 골프 채널의 자료에 따르면 우즈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가르시아와 12차례 대회에서 19번 라운드를 함께 돌았다. 컷을 통과해 둘이 우승을 놓고 대결을 벌인 3∼4라운드에서 우즈는 이번 대회까지 가르시아에 7전 전승을 거뒀고, 해당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가르시아의 화를 돋웠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