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軍心 잡기… 인민무력부장 교체
입력 2013-05-13 17:58 수정 2013-05-13 22:08
북한이 우리의 국방장관 격인 인민무력부장을 김격식에서 장정남으로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이설주의 조선인민내무군 협주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면서 김 제1위원장이 대동한 인민무력부장을 장정남으로 소개했다. 북한 매체가 인민무력부장을 장정남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무력부는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국방위원회 산하 군사집행기구로 대외적으로 북한군을 대표한다. 신임 장 부장은 2011년 11월 중장(우리의 소장)으로 승진했고, 최근까지 강원도 최전방 지역을 맡는 인민군 제1군단장이었다.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선 장 부장이 별 세 개의 계급장을 달고 있어 최근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김 제1위원장이 군부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위원장이 군부 내에 자기 사람을 심는 것”이라며 “앞으로 군 주요 보직 인사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9일 북한군의 작전 계획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에 이영길 5군단장을 임명했다. 장 부장과 이 작전국장은 비슷한 연배고, 같은 시기에 군단장을 지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17일 인민군 육·해·공군 결의대회에서 나란히 연설하며 충성맹세를 했다. 이 당국자는 “현재 50대인 장 부장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이 아주 강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군부 내 세대교체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인사로 북한 군 수뇌부에서 70대 노장파는 모두 사라졌다. 정부 소식통은 “75세인 김격식이 나가면서 북한군에서 70대는 사실상 모두 퇴출된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이영호(71) 총참모장이 숙청됐고 후임으로 현영철(64)이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인 김격식이 물러난 것을 두고 북한이 정세 변화를 꾀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 군은 주요 인물의 교체 등 북한군 동향을 신중하게 추적하고 있다”며 “강경파를 교체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추적해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이날 경북 포항 동쪽 해상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9만7000t급)가 참여하는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