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회담 대표, 한·중·일 순방… 북핵 국면 中 끌어들이기 본격화
입력 2013-05-13 17:58 수정 2013-05-13 22:08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3∼15일 한국에 이어 중국(15∼16일), 일본(16∼18일)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국면전환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은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일정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에서 중국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북한에 취한 조치는 주목할 만하다. 공상은행 등 중국의 4대 국유상업은행 중 3곳이 조선무역은행 등 북한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중국 은행업관리감독위원회 등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이는 사실상 중국 지도부의 뜻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북한의 후원자 노릇을 하는 중국의 이번 조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북한 제재를 더욱 공고히 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미국은 데이비스 대표의 방중을 통해 중국의 이런 조치를 평가하고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이 더욱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압박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 도출을 모색하고 있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3월 밝힌 4가지 원칙, 즉 북한 핵보유국 불인정, 잘못된 행위에 대한 무보상, 북한의 단순대화 복귀 무보상 등이 그것이다.
데이비스 대표는 15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만난다. 미국은 주로 이 자리에서 중국의 설득을 명분으로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면 대화의 장이 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천명한 대북정책 후속대책도 중국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스 대표는 지난 9일 한 세미나에서 “비록 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은 더 높아졌지만 여전히 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일 도쿄로 이동해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가네하라 노부카쓰(兼原信克) 관방부 장관보 등을 면담하고 18일 귀국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