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엔低… 한·일 경제 전망 희비 엇갈려

입력 2013-05-13 17:45


계속되는 엔저 공세에 한국과 일본의 경제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막강한 경기부양책을 발판으로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악화 우려가 겹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기계·철강 등 주요 수출산업이 치명상을 입는다는 잿빛 전망까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10개 해외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내놓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2.8%라고 13일 밝혔다. 10개 IB가 지난 1월 말 제시한 평균 전망치는 2.9%였다. 3개월 만에 0.1% 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성장률 수준을 웃도는 평균 4.3%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엔저 공세에 시달리면서 3%선마저 뚫린 뒤 곤두박질치고 있다.

IB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평균 3.9%로 제시했다. 지난 1월 말(4.0%)보다 0.1%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와 달리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IB들은 지난달 말에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평균 1.3%로 제시했다. 지난 1월 말 내놓은 전망치 0.9%보다 0.4% 포인트나 올라간 것이다. IB들은 일본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1%에서 1.4%로 0.3% 포인트 높였다.

한국은 내리고, 일본은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엔화 약세에 있다. 무제한 양적완화를 등에 업은 일본 기업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은 실적이 나빠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말 엔화 약세, 경기부양책의 영향에 따라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내려잡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엔저가 계속되면 한국의 자동차와 기계, 철강 등 주요 수출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