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총회 준비대회장 박종화 목사 “WCC 국제대회에 대한 예의와 합리적 자세 필요”

입력 2013-05-13 17:44 수정 2013-05-13 21:07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와 관련된 정당한 반대나 신학 토론은 얼마든지 수용하겠습니다. WCC를 반대하는 분들은 부산총회 때 마당 프로그램과 신학적 대화의 자리가 준비돼 있으니 꼭 참여하십시오. 그러나 토론에 참여도 않고 책에서 읽은 몇 줄만 갖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총회준비대회장을 맡고 있는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는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WCC 부산총회를 160여일 앞둔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서 상대에 대한 예의와 합리적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WCC 부산총회 유치 주인공인 그가 우려의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WCC를 반대하는 일부 교계 인사들이 국제 행사를 방해하는 과도한 총회 철회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큐메니컬 일부 인사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WCC 총회에서 신학적인 토론 자리는 항상 열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4개 회원교단 총대들의 회무까지 반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에큐메니컬 잔치를 무조건 반대하며 의도적으로 축제를 깨려는 행위는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은 사회의 또 다른 극단적 세력과 결탁하게 돼 있어요. 그들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박 목사는 “한국준비위(Korean Host Committee)는 WCC 본부로부터 올림픽준비위원회와 G20준비위원회처럼 총대들의 영접뿐만 아니라 주체적 참여까지 위임받았다”면서 “일부 에큐메니컬 인사들이 한국준비위 역할을 단순 영접을 위한 ‘영접위원회’로 국한시킨 것은 WCC 총회 구조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내린 편협한 해석으로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총회 장소 이전 의혹과 총회 지원금 과다 청구설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목사는 “WCC 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선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과 7000명을 위한 숙소가 필요하다”면서 “총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장소 이전을 연구했지만 마땅한 시설이 없어 결국 검토를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WCC 총회 지원금은 약 250만 달러인데 1991년 당시 호주교회가 내놓은 돈이 100만 달러로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500만 달러”라면서 “세계교회에서 차지하는 한국교회 위상으로 봤을 때 시설 사용료와 국내 교통비, 주말 프로그램 행사비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한국 땅에서 2013∼2014년 세계적인 복음주의 대회와 에큐메니컬 대회가 연차적으로 열리게 된 것은 한국교회 입장에선 큰 복이자 호기”라며 “WCC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가 겪은 여러 의견 대립은 생산적 갈등이라고 보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던 한국교회 특성상 서로를 믿고 진실을 확인할 때 모든 문제는 풀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