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의 기적] ‘향상행복한홈스쿨’ 이영리 시설장 “사랑과 함께 복음으로 인성교육”

입력 2013-05-13 17:31


“학부모교육 때 어머니들께 이야기했어요. 삶이 팍팍해서 아이들에게 나쁜 말을 하게 될 때, 한 번만 꾹 참고 저한테 전화하면 그 아픈 삶 두 배로 끌어안겠다고 약속했지요.”

경기도 용인시 향상교회(담임 정주채 목사)와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향상행복한홈스쿨’의 이영리(46) 시설장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엄마이자 학부모들에겐 좋은 상담가다. 그는 이곳에서 기초생활수급자, 다자녀가정,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등 열악한 환경에 있는 40명의 아이들을 두 명의 교사와 함께 돌보고 있다.

“처음 온 아이들은 의기소침하고, 학대 받은 아이들의 경우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해요. 치료가 필요하다 싶으면 상담치료기관과 연계해 상담치료를 받게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거예요.”

이씨와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며 안아준다. 학교에 적응을 못해서 방황하던 아이들이 이곳에서 격려 받으며 제자리를 찾은 경우도 적지 않다.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전미라(44)씨는 셋째, 넷째 아이들을 홈스쿨에 보내고 있다. 두 아이는 학급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성적이 하위권이어서 늘 주눅 들어 있었다. 구청의 추천을 받아 홈스쿨에 다니면서 눈에 띄게 달라졌다. “몇 개월 다니지 않고 시험을 봤는데 성적이 쑥 올랐어요. 넷째 아이는 늘 꼴찌였는데 지금은 중상위권으로 올랐고, 따돌림 당하던 셋째는 전교회장선거에 나갈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북한이탈주민 김연옥(가명·38)씨는 한국에서 고생을 많이 겪었다. 중국인 남편은 장애로 일할 수 없고, 김씨는 막내 아이가 어려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향상교회를 다니면서 홈스쿨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첫째와 둘째 아이를 보내게 됐죠. 시설장님이 한글공부를 위해 일대일 선생님을 붙여줬어요. 6개월 만에 유창하게 말하더군요.”

이씨는 학부모의 동의를 얻고 신앙인성교육도 하고 있다. “성적이 오르고 잘 먹는다고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게 아니잖아요. 복음을 통해 인성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예배를 드리기로 하고, 오고 싶은 사람만 참여하도록 했는데 거의 전원이 출석하고 있어요.”

한편 2006년 개설된 향상행복한홈스쿨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전심을 쏟을 수 있는 것은 든든한 후원처가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국가지원금), 향상교회, 삼성, 코오롱 등을 비롯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분들이 많다.

노을 기아대책 홍보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