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대장, 저소득층 어르신에 ‘무릎건강’ 선물

입력 2013-05-13 17:16 수정 2013-05-13 22:21


산악인 엄홍길(53)씨가 관절질환 전문 연세사랑병원(병원장 고용곤)과 함께 국내 소외계층의 무릎건강 지킴이로 나선다.

연세사랑병원은 13일 엄홍길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과 손잡고 돈이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돕기 위한 줄기세포치료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이와 관련 엄홍길휴먼재단 측과 저소득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후원협약을 지난 9일 체결했다.

카티스템은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메디포스트가 세계 최초로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용 줄기세포치료제다. 엄홍길휴먼재단은 국내외 청소년 교육 사업 및 소외계층 지원 사업 등을 목적으로 2008년 5월,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함께 엄씨가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엄씨는 1988년 에베레스트 등정을 시작으로 아시아 최초이자 인류역사상 8번째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했고, 세계 최초로 16좌 완등에 성공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유명 산악인이다.

엄씨는 그동안 네팔 오지마을에 16개 초등학교 건립을 목표로 하는 ‘휴먼스쿨’,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거주 중인 난치병 아이들을 돕는 ‘희망날개 프로젝트’ ‘히말라야 의료봉사단’ 등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번 캠페인은 엄홍길휴먼재단이 치료비 지원대상 환자를 선정, 통보하면 연세사랑병원 측이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 시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상 환자는 1∼2종 생활보호대상자, 또는 차상위 계층 가운데 퇴행성관절염으로 보행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다.

엄씨는 “행복한 노후 생활을 영위해야 할 일부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무릎 통증 때문에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저소득층 어르신들이 무릎 건강을 되찾아 활기차게 걸으며 사회생활을 하고, 등산도 큰 어려움 없이 즐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은 엄홍길휴먼재단 홈페이지(www.uhf.or.kr)의 공지사항 게시판에 자신의 사연과 연락처를 올리면 된다.

◇줄기세포치료란=중년 이후에 많이 생기는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인 신의료 기술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외부 충격, 또는 노화로 인해 관절 내 연골이 손상되면서 뼈와 뼈가 서로 맞부딪쳐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특히 무릎 연골은 신경세포뿐만 아니라 혈관도 없어 손상 시 자연적으로 재생이 안 되는 조직이다. 만약 이 연골이 모두 닳게 되면 ‘인공관절 치환수술’을 받지 않고는 다시 걸을 수 없게 된다.

줄기세포치료는 이 단계에 이르기 전 아직 분화가 덜 된 ‘미분화세포’(중간엽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 안 연골조직에 주입, 손상된 연골의 재생을 도모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미 여러 환자들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되면서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크게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로 나뉘는데, 현재 무릎부위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주로 이용되는 것은 성체줄기세포다. 성체줄기세포는 성인의 골수와 제대혈(탯줄 혈액), 지방 등에서 추출된다.

제대혈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의 경우 시술 방법은 손상된 연골 부위에 일정 간격으로 미세한 구멍을 만든 다음 그 속에 카티스템을 채우는 것으로 끝난다. 시술 시간은 30∼60분 정도다. 시술 후 2∼3일 정도면 퇴원이 가능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