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자신을 사랑하게 하십시오

입력 2013-05-13 17:26


잠언 6장 2절

열두 살 된 흑인 소년이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면서 울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아들에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아들아, 네게 남겨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그러나 이 말씀을 꼭 기억하거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세 가지 보석이 있단다. 그것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란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아버지도 안 계신 소년은 고아가 되어 할머니의 집에 맡겨졌습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소아마비 장애로 거동이 불편했습니다. 인종차별과 가난, 병마가 그를 괴롭혔지만 한번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은 어머니에게 배운 ‘믿음’ ‘소망’ ‘사랑’의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는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195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미국의 정치학자 랠프 번치 박사입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애’(자기사랑)는 모든 선행과 훌륭한 인격의 근본이 됩니다. 반면에 자기애가 없는 사람은 어떤 행동도 무책임하게 감행해 버립니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범죄와 재난의 근본원인은 거의 다 ‘자기애’가 없는 사람들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여 육체를 길러주고, 공부를 하게 하여 지식을 길러주려고만 하지 말고 인간의 정신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기애를 길러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기애란 무엇일까요. 자기애란 일종의 자존심입니다. 조상 때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생활문화 속에는 사람들의 자존심을 꺾어버리고, 인격과 정서에 상처를 주는 말이나 태도가 너무 많습니다. 건방진 놈, 미친 놈, 망할 놈, 빌어먹을 놈, 쓸데없는 딸년, 네까짓 것, 병신 등의 말들은 특히 어린아이들의 마음에 많은 좌절감과 상처를 줍니다. 심지어는 어른들에 대한 배신감과 증오심까지 갖게 합니다.

이런 말을 자주 듣고 자란 어린이들은 무의식중에 자신을 그런 사람으로 믿고 행동하게 됩니다. 이들 마음속에는 ‘우리 부모도 내가 저렇게 되기를 바라는데 이 세상에 그 누가 내가 잘되기를 바라겠는가. 나는 저주받을 인간이다. 에라, 될 대로 되라. 마음대로 해 버리지, 죽어버리면 그만 아냐. 죽는 것이나 보여주자’는 그릇된 마음이 생겨나게 됩니다. 말에는 각인력과 파괴력, 성취력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학자는 뇌세포의 98%가 말의 지배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잠언 6장 2절에서도 ‘네 입의 말로 네가 얽혔으며 네 입의 말로 인하여 잡히게 되었느니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자존심을 길러주는 말을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네까짓 것’ 대신에 ‘너라면 그것을 할 수 있다’로 말하고, ‘쓸데없는 놈’ 대신에 ‘너는 참으로 쓸모 있는 인물이다’라는 말이 훨씬 낫지 않습니까.

서양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 가운데 ‘나는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또 아이들에게도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등을 잘 사용합니다. 아이들을 한 인격체로 보는 것입니다. 이런 말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자기애(자기사랑=자존심)를 심어주고 나아가서는 남에게도 그렇게 존경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실수했을 때에도 ‘염려마라, 나 같으면 못했을 텐데 너니까 그만큼이라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다면 이들은 얼마나 기뻐하겠습니까? 믿음 안에서 ‘자기애’를 키워주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책임 있는 어른으로 자라게 하는 기초입니다.

유광석 서울 면목중앙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