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과제 평가 승진 반영” 서승환 국토의 파격 실험
입력 2013-05-12 18:35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월 취임한 후 국토부 조직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2일 국토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토부가 추진해야 할 54개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중요도가 가장 높은 23개를 ‘CEO 과제’로 정했다. 예를 들어 주택정책관의 CEO 과제는 주택시장 정상화, 하우스푸어·렌트푸어 대책, 맞춤형 주거복지 등 세 가지다. 국정과제이지만 CEO 과제보다 중요도가 낮은 31개는 차관급 과제로 분류됐다.
서 장관은 매주 한 번씩 실국별로 돌아가며 CEO 과제 점검 회의를 주재한다. 지금까지 댐 건설 외에도 건설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 지방 중추도시권 육성,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철도경쟁체제 도입 방안 등을 점검했다.
국장들은 회의 때가 되면 초긴장 모드다. 나름대로 준비는 하지만 칭찬보다 질책과 개선 요구가 더 많아서다. 특히 정책에 반대하는 외부 전문가가 참석하면서 단순 보고가 아닌 토론 형태로 바뀌는 일이 대부분이고, 토론 역시 3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국장들은 장관과 공무원, 외부 전문가들 앞에서 정책을 심판받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서 장관은 여러 행사와 국회일정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CEO 과제 점검은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국토부 간부들이 긴장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서 장관이 CEO 과제의 성과를 계량화해 실국장의 연봉 및 승진과 연계하겠다고 선언한 데 있다. 그동안 정부부처의 공무원 평가가 지극히 형식적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이다. 평가 방식도 달라진다. 핵심 과제에 대한 평가를 민간에 개방해 국민의 평가를 받고 외부자문단 평가, 내부 심사, 최종적으로 장관 평가까지 검증 단계를 높였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