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입국장 면세점 검토에… 업계 “득보다 실”
입력 2013-05-12 18:30 수정 2013-05-12 18:32
정부가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에도 면세점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12일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와 청와대는 오는 14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쪽은 인천공항공사다. 인천공항공사가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009년 내국인 입국여객 500명 중 89%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찬성했다. 공항공사는 또 국내 입국장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면 면세점 매출 이익이 국내로 귀속돼 외화유출이 억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63개국 117개 공항이 입국장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입국장 면세점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 예상되는 면세점업계의 반응은 공항공사와는 사뭇 다르다. 유통 채널의 확장에 따른 이득보다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입국장에 매장을 둘 경우 면세점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대부분의 매출은 시내 면세점에서 나오고, 공항 면세점은 이미지 때문에 하는 것일 뿐 실질적인 소득은 없다”고 설명했다.
입국장에 면세점이 생길 경우 공항공사의 배만 불릴 수 있다는 지적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공항면세점 매출액의 36.1%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로 납부했다. 지난해 총 매출 8393억원 중 3036억원이 공항공사에 들어갔다. 신라면세점은 2400억원(34.5%), 한국관광공사도 535억원(32.5%)을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의 경우 매출은 크지 않을 텐데 똑같은 매장을 내고 직원을 뽑아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며 “공항공사는 면세점업체들에 ‘슈퍼갑’이라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거센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