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묘지’ 어쩌나… 지역 무슬림들 반발
입력 2013-05-12 18:23
미국 보스턴마라톤 폭탄 테러 용의자 형제 중 경찰과의 교전 끝에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는 땅에 묻혀서도 편히 눈감기 어려울 듯하다.
타메를란의 시신은 갈 곳을 찾지 못하다 간신히 이슬람 묘지에 매장됐지만 그의 매장엔 무슬림조차 분개하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타메를란의 안식처는 보스턴에서 850㎞ 떨어진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시 인근에 있는 이슬람 공동묘지다. 그동안 보스턴 인근 우시스터에 임시로 안치됐던 시신을 타메를란의 삼촌이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타메를란이 숨진 후 유족들은 수십 군데 공동묘지를 알아봤으나 선뜻 받아주겠다는 데는 없었다고 한다.
이 지역 이맘(무슬림 지도자) 중 한 명은 “언젠가 친지들이 묻힐 땅에 타메를란이 묻힌 데 대해 지역 무슬림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맘인 암마르 아모네트는 “우리는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다. 모든 일이 등 뒤에서 비밀리에 처리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정부 관계자들도 테러범의 시신이 묻힌 곳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성소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이라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타메를란의 매장을 지지했다는 시민 마사 뮬런은 “신은 적까지도 사랑한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