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구하고 보은의 선물… ‘효자’ 류현진 보람의 4승

입력 2013-05-12 18:19 수정 2013-05-12 18:24


류현진(LA 다저스)이 생일을 맞은 어머니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류현진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홈경기에서 6¼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4승(2패)째를 따냈다. 류현진이 5-1로 앞선 7회초 물러난 뒤 다저스는 7회말 2점을 추가해 7대 1로 이겼다. 지난 1일 류현진을 선발로 올린 콜로라도전 이후 8연패의 수렁에 빠진 다저스를 구한 귀중한 승리였다. 4승째를 수확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승2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게다가 미국 어머니날(5월 둘째 주 일요일·현지시간 12일)을 하루 앞둔 이날은 류현진의 어머니 박승순씨의 54번째 생일이었다. 박씨는 류현진이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 통산 102승을 거두는 동안 딱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승리를 직접 경기장에서 지켜본 열혈 엄마. 이날도 경기장에 직접 와 아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머님 생신인데 좋은 선물 해드린 것 같아 기분이 더 좋다”며 활짝 웃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4승 후∼ 어머니 생신파티! Happy birthday mom!’이라는 글과 함께 생일 파티 모습(사진)을 올렸다.

LA 다운타운 내 고급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류현진은 어머니가 한인시장에서 장을 봐서 한국음식을 해주기 때문에 살이 찌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 내셔널리그 최하위인 마이애미 타선은 류현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의 구속은 최고 시속 151㎞까지 찍혔다. 탈삼진은 많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안정된 제구로 땅볼 타구를 13개(뜬공 3개)나 양산하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7회 선두 미겔 올리보에게 좌측 스탠드에 꽂히는 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한 실점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71에서 3.40으로 낮아졌고, 탈삼진 숫자는 시즌 51개가 됐다.

지난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시즌 2패째를 안은 이래 엿새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불펜이 여의치 않은 팀 사정상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114개(종전 109개)의 공을 던졌다. 6¼이닝은 지난달 26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진 다음으로 많은 투구 이닝이다. 4∼5회 39개를 던진 탓에 투구수가 늘면서 7이닝을 채우지 못한 게 아쉬웠으나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커쇼에 이어 ‘이닝이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내셔널리그 투수 중 류현진은 최다 이닝 부문에서 7위권을 달리고 있다.

류현진은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항상 6∼7이닝을 던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도 그렇게 생각했고 여기서도 그런 생각으로 던진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승리의 발판을 놓은 류현진은 일종의 장인(匠人)”이라며 “제구, 완급 조절 능력 등 그의 투구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