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이자부담 연간 2조 가까이 줄듯
입력 2013-05-12 18:09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자 부담이 연간 2조원 가까이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은행이 예금과 대출 간 금리 차이를 벌려 부당 이익을 챙기지 않는지 점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2.50%로 낮아지면서 가계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갚아야 하는 이자가 연간 1조8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대출자별로 이자 절감 규모는 가계 9000억원, 중소기업 7000억원, 대기업 2000억원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 대출 잔액은 가계 458조8000억원, 대기업 160조1000억원, 중소기업 469조6000억원이다. 이 중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은 각각 348조6880억원(76.0%), 90조4565억원(56.5%), 262조5064억원(55.9%)이다.
가계대출자는 1061만1409명으로 1인당 평균 연 10만8000원, 월 9000원 정도의 이자를 아끼게 된다. 금융회사에서 경영 자금을 끌어다 쓴 기업은 168만9631곳이다. 1곳당 이자부담 감소 규모는 연 93만2000원, 월 7만8000원이다.
대출이자가 줄어드는 만큼 예금이자도 감소한다. 예금자에게 돌아가는 이자수입은 연간 1조6800억원 줄어든다. 금리가 몇 달마다 바뀌는 회전식 정기예금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에 돈을 넣었다면 당장 받을 이자가 감소할 수 있다. 3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회전식 정기예금은 77조6000억원, CD는 26조6000억원, RP는 11조3000억원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은행의 순이자 이익은 연 120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신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 8조7000억원의 1.4%에 불과하다”며 “은행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각 은행에 금리운용 현황·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은행이 가산금리를 마음대로 높이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손실을 떠넘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