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쇠고기 수입 협상 문제로 朴은 윤창중이 방미 성과 날려
입력 2013-05-12 17:54
박근혜정부가 이명박정부와 마찬가지로 첫 방미(訪美) 직후 국정 운영에 심대한 차질을 빚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임기 초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면 박 대통령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방미 성과 홍보는커녕 사태 수습에 치중해야 할 형편에 놓였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기간 중인 2008년 4월 19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미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받아 회담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을 카트에 태운 채 직접 운전하며 친근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하루 전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이 이 전 대통령 귀국 후 여론 반발의 불씨가 됐다. 당시 한·미는 고위급 회담을 통해 ‘월령 30개월 미만 소에서 뼈를 제외한 살코기’로 돼 있던 미국산 수입 쇠고기 기준을 두 단계에 걸쳐 사실상 제한 없이 허용키로 합의했다. 특히 같은 달 29일 MBC PD 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을 도화선으로 여론의 반발은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확대됐다.
재협상 요구 촛불집회가 정권 퇴진 요구로까지 이어지자 같은 해 6월 6일 류우익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며 참모진이 대폭 물갈이됐다. 또 4일 뒤에는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도 일괄 사의를 표명하며 정권 초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박 대통령 역시 미국 방문 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통역도 없이 10분간 산책하며 한·미 동맹 60주년에 걸맞은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상·하원 합동 연설 과정에서도 40차례의 박수를 받는 등 성공적인 첫 해외순방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윤 전 대변인 사건으로 방미 성과가 가려지게 됐다. 잇따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는 것도 5년 전과 닮았다.
다만 5년 전 사건의 경우 외교 현안에 따라 발생한 사건이라면, 이번 일은 윤 전 대변인의 개인 행동에서 시작됐다는 차이점이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