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스토리가 있는 회화를 찍다
입력 2013-05-12 17:31
‘캔버스’(사진)라는 제목의 작품을 보자. 책장 위에 물 컵과 거울이 놓여 있고, 뒤쪽에는 붉은 색 커튼이 있다. 연극무대 같은 몽환적인 풍경을 그린 그림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작품이다. 커튼과 거울 등을 실제 공간에 배치한 다음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이 주최하는 제3회 일우사진상(2011년)을 수상한 사진작가 유현미(48)의 작품이다.
작가는 작업을 하기 전에 먼저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글로 쓴다. 스토리텔링이 완성되면 배경이 되는 소재들을 만들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한 뒤 공간 속에 배치해 사진을 찍는다. 커튼도 실제로 만든 것이고, 거울 안에 비치는 푸른빛과 주변 그림자도 붓으로 직접 그린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환기시키며 꿈속 상상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초현실적 공간을 연출하는 그의 개인전이 7월 3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대한항공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사진집 ‘코스모스(COSMOS)’ 출간기념으로 테이블과 공을 별과 달로 위트 있게 구성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의 남편은 화가 김범이고, 시부모는 광화문 ‘충무공이순신’ 동상을 만든 고(故) 김세중 조각가와 김남조 시인이다(02-753-6502).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