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만의 기적… 방글라데시 붕괴현장서 여성 생존자
입력 2013-05-10 22:41
현재까지 1000여명이 숨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 의류공장 붕괴 참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생존자가 나왔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 발생 17일 만이다.
기적의 주인공은 레쉬마란 이름의 공장 여직원으로, 공장이 붕괴됐을 당시 3층에서 일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공장 잔해 틈에 갇혀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놀랍게도 특별한 부상을 당한 곳은 없었다. 숨을 쉬는 데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주위에 있던 직원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느끼면서도 레쉬마는 조용히 구조의 손길을 기다렸다.
그러기를 무려 400여 시간. 한 무리의 일꾼들이 마침내 그가 있는 곳으로 왔다. 구조가 아니라 현장 수습을 위해 파견된 노동자들이었다. 레쉬마는 힘겹게 손을 뻗어 파이프를 흔들었고, 파이프를 본 일꾼들은 즉시 가까이에 있던 크레인과 불도저 작업을 멈추게 하고 구조 작업에 돌입했다. 40분에 걸친 작업 동안 물과 소금, 산소를 제공받으며 버틴 끝에 레쉬마는 마침내 빛을 볼 수 있었다.
17일 만의 구조 소식에 레쉬마를 도운 일꾼뿐 아니라 방글라데시 전체가 희망을 찾은 분위기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이건 믿을 수 없는 기쁜 일”이라며 레쉬마의 생환을 축하했다. 현장에 있던 한 남자는 “신은 위대하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기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