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납득하기 어렵다”… 한은 게시판에 공개적 반발 글

입력 2013-05-10 18:12

한국은행 내부에서 기준금리 인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인하 결정이 잘못됐다고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보수적인 한은 조직문화를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10일 한은에 따르면 A차장이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금리 결정에 관한 짧은 견해’라는 글을 올리고 전날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김중수 총재가 국회, 인도 출장 등에서 금리 동결 입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을 했지만 이달 금통위 결정은 인하였다”며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며) 중앙은행의 자존심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정책 협조가 옳다고 판단했는지, 소위 ‘선상반란’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든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A차장은 “추경 편성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도 아니고 금리를 인하한 유럽연합(EU)과 호주는 기축통화 보유국 혹은 그에 상응하는 국가”라며 “물가나 성장 전망이 지난달에 견줘 특별히 바뀐 점도 눈에 띄지 않아 인하논리가 매우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립성도 구기고 정책협조 효과도 약화하는 상처만 남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신을 지지한다’ ‘실명을 밝힌 용기를 응원한다’는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조직 분란을 만들지 마라’ ‘총재는 금통위원 7명 중 1명일 뿐이다’는 반박도 제기됐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