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5월의 슬픈 아이들] 콩고민주공화국, 아프리카 3위 면적… 금·텅스텐 등 광물 풍부
입력 2013-05-10 18:37
‘풍부한 광물로 축복 받은 땅, 콩고민주공화국’.
한국 외교부가 콩고민주공화국을 소개한 자료의 제목이다. 이 나라는 신이 주신 축복을 인간이 재앙으로 바꿔 놓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인 이곳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최신 전자제품을 만들 때 필수적으로 필요한 재료인 콜탄과 탄탈을 포함해 금, 주석, 텅스텐이 무려 24조 달러어치나 매장돼 있다.
하지만 지하자원이 매장된 동부 지역은 반군 세력에 점령돼 정부는 세금을 한 푼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와 반군의 분쟁, 반군끼리의 총격전으로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높은 성폭력 범죄율, 소년군 징집, 영아와 산모 사망률로 ‘어머니가 살기에 가장 어려운 나라’로 뽑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가을 투치족을 중심으로 한 군 장병들이 결성한 반군 무장세력 M23이 콩고 동부 고마 지역을 점령하면서 16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아이들은 고아가 되고, 소년병으로 징집되고,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올해 2월 유엔과 아프리카국가연합 등이 분쟁 해결을 위해 ‘콩고민주공화국의 평화 안전 협력 합의문’을 채택하고 평화유지군 파견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태 진척은 느리기만 하다. 지금도 총격전이 끊이지 않는 이 지역 주민들이 국경을 넘어 쏟아져나오자 월드비전과 유엔난민기구 등 국제 구호단체들이 인근 우간다 등지에서 긴급 구호를 진행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에 중요한 인연을 맺고 있다. 일제 식민시대를 끝낸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의 ‘리틀보이’(원자폭탄 이름)를 만드는 데 당시 벨기에 식민지였던 이곳 신콜로베 광산에서 채굴된 우라늄이 사용됐다. 또 대한민국이 만들어 수출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에도 이 지역에서 채굴된 금속이 일부 쓰이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비극 중 하나는 난민의 절반 이상이 어린이라는 점이다. 어린 난민을 살리기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