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노트-이지현] 당신의 물통은 안녕하십니까
입력 2013-05-10 17:26
우리는 모두 보이지 않는 물통을 하나씩 갖고 있다. 그 물통은 주변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에 따라 지속적으로 채워지거나 비워진다. 물통이 가득 차 있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끼고 비어 있을 때 고통을 느낀다. 또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국자를 하나씩 갖고 있다. 이 국자로 타인의 물통을 채워줄 때 즉, 긍정적인 감정을 이끄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각자의 물통이 채워진다. 그러나 국자로 타인의 물통에서 물을 퍼낸다면 즉, 긍정적인 감정을 줄어들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되면 우리 물통에서 물이 빠져나가게 된다.
인간의 긍정적인 면을 연구하는 ‘긍정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도널드 클리프턴이 세상을 떠나기 전 외손자인 톰 래스와 함께 집필한 ‘당신의 물통은 얼마나 채워져 있습니까?’에 나오는 ‘물통과 국자이론’이다. 인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통이 채워지기도 하고 비워진다는 이 이론은 실생활에서 수없이 경험하는 일을 통해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한다.
우린 매일 선택에 직면한다. 상황에 따른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그때마다 우린 자신의 물통뿐 아니라 타인의 물통을 채워줄 수도 있고 반면 퍼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정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성적이 떨어진 자녀에게 “누구는 이번에 ○○대학에 들어갔다는데 넌 어쩌면 좋니. 네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라고 말했다면 자녀의 물통의 물은 비워진다. 반면 “네가 최선을 다해 네 실력과 네 적성에 맞는 대학에 간다면 우린 만족한단다”라고 말했다면 물통은 채워질 것이다.
물통 안에 담긴 한 방울 한 방울의 감정은 우리를 보다 강하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하지만 텅 빈 물통은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솟아오르려던 의지도 꺾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국자로 우리의 물통에서 물을 퍼낼 때마다 우리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것이다.
내 물통을 채우기 위해선 남의 물통을 먼저 채워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곧 주님이 말씀하신 황금률이기도 하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눅 6:31)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