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임 사무총장에 박기춘
입력 2013-05-09 22:13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9일 신임 사무총장에 박기춘(57) 현 원내대표를 임명했다. 관례적으로 당내 서열 2위로 치는 원내대표가 곧바로 사무총장을 맡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파격 인사다.
김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새 지도부 출범에 따른 주요당직 인선안을 협의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박 원내대표가 변화와 혁신,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여러 부담에도 불구하고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 측 관계자도 “여러 차례 고사했지만 당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김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수락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박 신임 총장은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실무 업무를 맡아야 하는 중책을 떠맡게 됐다. 그는 2004년 17대 총선 때 경기도 남양주을(乙)에서 당선된 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박 총장은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진 않지만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가깝다. 박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말 사퇴해 올 1월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잔여 임기를 수행해 왔다. 당이 대선 패배로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에서도 정부조직법 개정 협상,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잘 지휘해 왔다는 평가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오는 15일까지 원내대표를 겸직한다.
당 정책위의장에는 변재일(65) 의장이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성향 3선 의원으로 지난 1월 임명돼 경제민주화 관련법 개정을 지휘해 왔다. 충북 청원이 지역구로 충청권 배려 차원으로도 보인다.
신임 홍보본부장에는 박광온(56)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이 내정됐다. MBC 보도국장 출신으로 대선 당시 활약을 펼쳤다.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초선인 최원식(50) 의원이 내정됐다. 손학규 상임고문계 핵심 인사로 법조인 출신이다. 인천 계양이 지역구다.
당 안팎에서는 인사가 파격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당의 인물난을 보여줬다는 지적도 있다. 새 지도부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 의원들이 당직을 맡기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