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예방·치료 위한 연구 큰 성과

입력 2013-05-09 21:06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예방 및 치료에 실마리를 제공할 연구성과가 잇따라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팀은 뇌신경세포 사이 신경물질 전달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스네어(SNARE)’ 단백질의 숨겨진 구조와 작동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뇌의 신경전달은 신경세포 말단의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저장하는 포낭 주머니가 세포막에 융합되면서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 스네어 단백질이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진은 나노미터(10억분의 1m) 수준의 물리적 변화를 실시간 측정하는 실험기법을 이용, 스네어 단백질에 숨겨진 중간 구조가 존재하며 이 구조에 의해 신경물질을 주고받는 과정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네어 단백질의 세포막 융합기능은 알츠하이머병, 신경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커뮤니케이션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올리버 브라우바흐 박사팀은 뇌 구조가 인간과 비슷한 물고기 ‘제브라피시’ 연구를 통해 살아있는 상태의 뇌가 후각 정보를 형성하고 습득하는 원리와 이와 관련된 다양한 신경세포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대부분의 후각은 자라면서 각기 새로운 냄새를 학습하고 인지해 나간다. 후각의 발달 과정은 뇌에서 정보를 형성하고 습득해 기억하는 원리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뇌가 공포, 성(性) 등 선천적 후각 자극과 음식 같은 후천적 후각 자극을 개별적으로 구분한다는 점과 후각 자극의 인지가 뇌의 특정 영역과 관련 있음을 밝혀냈다.

뇌 발달 초기에 이뤄지는 후각은 알츠하이머병 같은 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감각이기도 하다. 브라우바흐 박사는 “감각 기능 손실 및 발달 과정에서 기억 손상으로 오는 다양한 뇌질환의 진단,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뉴로사이언스 저널’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