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듀오 ‘옥상달빛’ 2집 내고 본격 활동
입력 2013-05-09 19:25
여성듀오 옥상달빛이 최근 발표한 정규 2집 앨범을 보면 숨은그림찾기 대명사 격인 어린이 서적 ‘월리를 찾아라’가 떠오른다. 음반 재킷과 속지 곳곳에 ‘월리’처럼 빨간색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멤버 김윤주(29) 박세진(29)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음반명도 장소를 물을 때 사용하는 의문사 ‘웨어(Where)’다. ‘월리를 찾아라’가 연상되는 디자인과 의문사 ‘웨어’가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최근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옥상달빛은 이같이 설명했다. “과거와 달리 앨범에 사랑 노래를 많이 담았어요. 남녀 간의 사랑, 아이들을 향한 사랑…. 저희 음악을 들으면서 나를 사랑해주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음반 콘셉트를 이렇게 잡게 됐어요.”
2010년 미니음반 ‘옥탑라됴’로 데뷔한 옥상달빛은 동시대 또래 청춘들을 위로하는 노랫말과 담백한 음악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미니음반 발표 이듬해 내놓은 1집 ‘28’에서는 수록곡 ‘없는 게 메리트’ ‘수고했어 오늘도’ 등이 인기를 끌었다.
총 11곡이 담긴 2집에서도 옥상달빛 특유의 감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우울한 분위기의 곡이 다수 포함된 점은 전작들과 다른 부분이다. 음반은 각각 6곡, 5곡이 담긴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히어로’ 두 파트로 구성됐다. 이 중 ‘이 세상의 모든 히어로’ 파트에 담긴 노래 5곡은 전작들의 음악보다 무거운 느낌을 준다.
“팬들이 1번부터 11번 노래까지 쭉 듣다가 중간에 갑자기 다른 분위기 곡이 튀어나오면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앨범을 두 파트로 나누고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을 두 번째 파트에 배치하게 됐어요. 이렇게 나누는 게 왠지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고요.”(김윤주)
동아방송대 작곡과 동기인 두 사람은 2007년 처음 만나 지난 6년 동안 음악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둘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냈지만 여전히 만나면 서로 할 얘기가 많은 사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당분간 2집 활동에 주력한 뒤 내년엔 각자의 솔로 음반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진이는 대중성 강한 음악을 만드는 데 재주가 있어요. 박세진의 팬으로서 정말 기대돼요.”(김윤주) “윤주는 음악적인 스펙트럼이 정말 넓은 친구예요. 밝은 느낌의 곡부터 스케일이 큰 노래까지 전부 잘 만들죠. 윤주의 음반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요.”(박세진)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