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헌정시집 ‘꽃, 비틀거리는 날이면’ 나와

입력 2013-05-09 19:23


“사랑한다고 소리쳐 볼 것을/ 아무 책이나 종이나 옷이라도 벗어들고/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이라고 사인해 달라고 조를 것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봉하마을에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사랑하는 당신’ 부분)

영화배우 명계남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쓴 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4주기(5월 23일)를 앞두고 도종환 김정란 안도현 시인, 그리고 이창동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추모 헌정시집 ‘꽃, 비틀거리는 날이면’(도서출판 책이있는마을)을 냈다. 참여정부로 불린 노무현 정부의 이미지에 걸맞게 시집엔 시인 47명과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시민 74명이 참여했다.

이 전 장관은 영화 ‘시(詩)’의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쓴 시를 수록했다.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아네스의 노래’ 부분)

수록 시 가운데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나 자전거가 되리/ (중략)/ 이 세상의 모든 모퉁이, 움푹 패인 구덩이, 모난 돌멩이들/ 내 바퀴에 감아 기억하리”(안도현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등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농부들과 어울리며 시골사람으로 늙어가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 여러 편이다.

박병화 추모시집 발간위원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새겨진 ‘바보 노무현’의 모습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슬픔과 고통을 딛고 새로운 희망의 세계로 나갈 것을 요구한다”고 썼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