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새 사령탑은 ‘모예스’ 유망주 발굴-육성 탁월

입력 2013-05-09 18:59

‘포스트 퍼거슨’은 데이비드 모예스(50) 감독으로 낙점됐다. 영국 BBC는 9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공식 선언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로 모예스 에버턴 감독이 선임됐다”고 보도했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구단주인 빌 켄라이트와 의견 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퍼거슨 감독과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모예스 감독은 1998년 프 리스턴 노스 엔드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하위 클럽이었던 에버턴을 2002년부터 12년간 맡아 팀을 중상위권으로 도약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모예스 감독은 재정난으로 선수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던 에버턴을 ‘빅4’에는 올려놓지 못했지만 여러 번 6위까지 끌어올려 일찌감치 맨유의 차기 사령탑으로 물망에 올랐다. 모예스 감독은 이번 시즌에도 에버턴을 6위에 올려놓았다.

모예스 감독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UEFA컵 경험도 있고 2005∼2006 시즌엔 에버턴을 챔피언스리그 조별 무대에 진출시키기도 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잉글랜드 리그 감독들이 뽑는 올해의 감독상도 세 차례(2003·2005·2009년)나 받았다.

맨유는 모예스 감독의 유망주 발굴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은 다른 빅 클럽들과 달리 유망주 발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키워 냈다.

맨유 출신의 지도자들도 모예스 감독의 선임을 지지했다. 맨유의 레전드인 스티브 브루스 헐 시티 감독은 “모예스 감독은 재정이 빈약한 에버턴을 이끌고 항상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냈다.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의 축구 전문가들도 모예스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받은 것이 아니라며 그에게 앞으로 ‘즐거운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에겐 단점도 적지 않다. 우선 아직 빅 클럽을 맡아본 적이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대회 경험도 부족하다. 또 퍼거슨 감독처럼 기세등등한 스타들을 제압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보여 줄지도 의문이다.

모예스 감독은 12일 밤 11시에 열리는 웨스트 햄과의 경기에서 에버턴 감독으로서 마지막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