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아버지 6·25 참전 인연… 어릴때부터 한국에 강한 인상”

입력 2013-05-09 18:53


앨리슨 슈워츠 하원의원

“저와 한국 사이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한국 얘기가 큰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와 인근 몽고메리카운티가 지역구인 앨리슨 슈워츠(65·민주) 하원의원은 경제통으로 이름난 5선 의원이다. 조세정책, 연방예산, 의료보험 등 최근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는 이슈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그녀를 ‘떠오르는 별’이라고 묘사했다.

한국 관련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슈워츠 의원은 8일(현지시간) ‘세계평화페스티벌 아리랑’ 공연에서도 환영사를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앞장섰었다. 그가 ‘친한파’ 나 ‘지한파’ 의원으로 불리게 된 데는 2년 전 작고한 부친의 영향이 컸다. 슈워츠 의원의 부친 에버렛 영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1∼53년 2년간 한국에서 군의관으로 근무했다.

슈워츠 의원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기억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첫 모습은 한국전에서 막 돌아온 군복 차림이었다”고 말했다. 다섯 살 때 한국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유치원에 있던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를 몰라보고 오빠에게 “저 군인 누구야”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고 했다.

슈워츠 의원은 “아버지가 찍어온 사진과 슬라이드로 본 한국인의 모습과 산야, 의복 등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녀의 부친 영씨는 전쟁의 참혹함과 한국의 가난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한국인들의 인내와 인간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한국, 한국인들에 대해 눈길이 간다고 털어놨다. 의회 활동을 하면서도 한국 관련 사안이나 한국전 참전용사 관련 법안에는 특히 신경을 쓴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이 강력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언급해 한·미동맹의 의미와 역사를 조명한 것이 감명 깊었다고 했다. 그는 “전쟁이 멈춘 지 60년이 지났는데도 한국전 참전군인들을 위해 이러한 행사를 미국의 수도에서 개최하는 것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