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영원한 친구… 노병들 심금 울린 ‘報恩축제’
입력 2013-05-09 18:52
‘세계평화페스티벌 아리랑’ 행사 이모저모
8일 오후(한국시간 9일 오전) 미국 워싱턴DC 워너(Warner) 극장에서 열린 ‘세계평화페스티벌 아리랑’은 감사와 축하, 열정이 어우러진 무대였다.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은메달 수여식이 열린 1부가 감사와 축하의 무대였다면, 월드스타 비가 마지막을 장식한 2부 축하공연은 한국의 아름다움과 열정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워싱턴에 내린 비와 퇴근길 교통정체에도 워너 극장의 2000여개 좌석은 미국과 한국의 참전용사들과 가족, 페스티벌을 축하하는 교민과 미국인들로 가득 찼다. 페스티벌은 6·25 전쟁과 이후 세계적인 번영을 이룬 한국의 모습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했다. 특히 ‘60년 전의 한국을 기억하는가. 한국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에서 10번째 규모를 가진 부강한 나라, 다른 어려운 나라를 돕는 나라가 됐다. 당신들의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당신들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로 기억될 것이다’라는 문구는 행사 참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극장의 맨 앞 5개 줄은 한국과 미국의 참전용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80세가 넘은 양국 노병들은 1부와 2부 사이 휴식시간에 서로 어깨동무를 한 채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다. 양국의 참전용사들을 대표한 12명은 행사장 무대 위에서도 내빈들로부터 보은메달을 증정 받았고, 나머지 노병들과 전사자들의 유가족들은 행사가 끝난 뒤 메달을 받았다. 워싱턴 중앙 장로교회 이원상 목사는 1부 답사를 통해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던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입대한 가수 상추(본명 이상철) 일병의 사회로 진행된 2부의 하이라이트는 비였다. 비가 자신의 히트곡 ‘Hip Song’을 부르기 시작하자, 한국과 미국 참전용사와 가족들은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공연을 담기 시작했다.
일부 미국 참석자들은 노래 리듬에 몸을 흔드는 장면도 목격됐다. 비는 “한·미 동맹 60주년과 정전 60주년 무대에 설 수 있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육군병장 정지훈은 두 달 뒤 제대한 뒤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비는 ‘안녕이란 말 대신’을 부르면서 자신의 공연을 마쳤다.
한국 전통 혼례복 등을 선보인 한복 패션쇼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행사를 주관했던 기념사업회 이강두 대표회장,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이 한복을 입고 패션쇼에 깜짝 등장하자,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이올린을 연주한 반선경씨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카임이 알려져 많은 박수를 받았다. 관중들은 쌍둥이 민요 듀엣 가야랑의 민요 메들리와 퓨전 가야금 연주, 기타리스트 배장흠씨, 소프라노 양지씨, 바리톤 양재무씨와 테너 김상곤 교수의 무대에도 환호와 갈채를 계속했다. 워너 극장은 1924년에 지어져 1947년 워너 브러더스 형제에 의해 오늘날의 이름으로 바뀌었으며 1992년 재개장했다. 롤링 스톤스, 프랭크 시내트라 등의 공연이 열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워싱턴=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