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최경환 득표수 차이 與 세력 분화 가늠자 될 듯

입력 2013-05-09 18:31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향후 여권의 권력판도를 내다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이주영·최경환 의원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못지않게 표심(票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관전 포인트들이 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얼마만큼의 득표수 차이가 나느냐다. 표차의 크기에 따라 당 세력의 분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 판세로는 최 의원 쪽이 다소 유리하다는 게 두 의원 진영의 공통된 진단이다. 이 의원 측조차 ‘55대 45’ 구도로 열세를 인정하면서 막판 역전을 주장하고 있다. 최 의원 측 관계자는 9일 “현재 60대 40 정도 우세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 의원으로선 격차를 더 크게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경선 초기부터 박근혜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부각시킨 터라 투표 결과에 따라 ‘박심(朴心)’의 영향력이 판가름 날 수 있다. 이 의원을 큰 표차로 따돌리면 다행이지만 아슬아슬하게 이길 경우 원내지도력에 상처가 날 수 있고 나아가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도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최 의원을 돕는 동료 의원들 사이에선 “70%의 지지가 물러설 수 있는 ‘마지노선’이고 최소 80% 이상의 지지는 받아야 안정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체 154명 의원 중 78명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은 판세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이들 사이에선 몰표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초선 의원들이 모두 가입한 초정회 외에 비례대표 의원 모임인 약지모임과 몇 개의 초선 모임이 더 생겨나고 있다. 이·최 의원은 각 모임마다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선 초선 의원들의 표가 갈릴 공산이 크다.

한 초선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 몇몇 초선들이 최 의원을 돕고 있다고 들었고, 경제민주화에 찬성하는 쪽에선 이 의원을 밀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른 초선 의원은 “내가 발의한 법안을 놓고 소통과 지원사격을 더 잘해 줄 후보가 누구인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등원(登院)과 동시에 유력 당권주자로 부상한 김무성 의원이 누구를 지지할지, 비주류 의원들의 표심이 어느 쪽을 향할지도 관심사다. 주류와 비주류를 막론하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 의원의 지지는 두 의원 모두에게 절실하다. 둘 다 ‘김심’이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할 정도다. 그러나 비주류 의원들의 향방에 영향력이 있는 김 의원과 이재오 의원 등은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15일 오전 합동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