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포스코 자숙모드 속 “힐링이 필요해”
입력 2013-05-09 18:22
이른바 ‘라면 상무’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포스코에너지가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의기소침해진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과제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전 임직원에게 회식 자제를 권고했다.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직원끼리 술자리를 갖지 말라는 것이다. 외부 인사와의 개인적 술자리도 피할 것을 주문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숙의 차원”이라면서도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포스코에너지 직원들은 회사 방침에 따라 이미 정한 약속도 다음 달로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에너지는 조직문화를 쇄신하고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회복할 방법을 찾는 일에도 애를 쓰고 있다.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6월이나 7월 조직문화 쇄신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사 내부는 이번 일로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아 직원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회사 안에서는 자체 힐링 프로그램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 회사 직원은 약 850명이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 등 갑을 관계의 부당함이 확산되는 것도 포스코에너지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문화를 바꾸려는 노력도 자칫 진정성이 결여된 일회성 쇼로 비쳐질 수 있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관 사장을 비롯해 회사 간부 48명은 최근 서울 본사에 모여 ‘신뢰소통 윤리실천 선언식’을 하고 ‘겸손하고 바른 언행’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오 사장은 “우리 직원들은 물론 포스코그룹 패밀리 구성원들, 사회에 모두 죄송할 따름이다. 지금부터 우리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일이 많다”며 “우선 간부들부터 진심으로 각성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