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굼뜨던 총리실… 피드백 빨라졌네

입력 2013-05-09 17:52


한동안 총리실은 공직사회에서 가장 반응이 늦은 기관으로 인식돼 왔다.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데다 고유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정책조정 역할도 청와대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기 때문에 특정 사안에 대해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총리실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변신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9일 오전 11시에 영상으로 진행된 총리실 간부회의가 대표적이다. 회의에는 정홍원 총리와 김동연 국무조정실장, 주요 실장급 간부가 모두 참가했다. 정 총리는 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김 실장 등 나머지 간부는 세종청사 자신의 사무실에서 웹캠을 통해 회의에 참여했다.

정 총리는 회의에서 “행정 비효율 극복을 위해서는 영상회의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총리실이 앞장서 각 부처에 디지털 행정 문화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선도하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초 영상을 통한 간부회의는 예정에 없었다. 하지만 지난 화요일 ‘영상회의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국민일보 7일자 2면 참조)는 지적이 제기되자 서둘러 영상회의 일정이 잡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의지는 있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영상회의를 못하고 있었는데 국민일보 보도가 촉매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청사와 세종청사 간 영상 간부회의를 정례화할 방침”이라며 “총리께서 의지를 갖고 앞장서는 만큼 다른 부처의 영상회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총리실은 ‘서울청사 내 총리실 공간이 대폭 확장됐다’는 지적을 받자 즉각 서울청사의 총리실 공간을 축소했다.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언론 지적에 바로 반응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옳은 지적은 즉각 반영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